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시제품 공개, 투자 설명회, 논문 발표, 크라우드펀딩 등록처럼 발명 내용이 외부에 알려지는 일정이 있다면 그보다 먼저 특허출원을 마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국내에는 공개 후 일정 기간 안에 출원하면 구제받는 공지예외주장 제도가 있습니다. 다만 해외 권리 확보나 제3자의 선출원 위험까지 막아 주지는 못하므로 예비 수단으로만 생각해야 합니다. 일정이 촉박하다면 임시명세서 출원으로 출원일부터 확보한 뒤 내용을 보완하는 방식을 권합니다.
발명을 먼저 공개하면 특허를 받을 수 없게 되나요?
특허를 받으려면 출원 시점에 그 발명이 이미 알려진 기술이 아니어야 합니다. 이를 신규성 요건이라고 합니다. 특허청이 안내하는 특허 요건에 따르면, 출원 전에 국내외에서 공지되었거나 공연히 실시된 발명, 또는 간행물이나 전기통신회선으로 공중이 이용할 수 있게 된 발명은 신규성이 없는 것으로 봅니다. 발명자 본인이 공개한 경우도 여기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출원 전에 블로그 게시, 전시회 출품, 제품 판매를 했다면 그 공개 자료가 본인 출원을 거절하는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 자주 놓치는 공개 경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 비밀유지계약 없이 진행한 투자 설명회 발표 자료와 데모 시연
- 학회 포스터, 학위논문 공개, 사전 공개 논문 서버 등록
- 크라우드펀딩 상세 페이지, 제품 소개 영상, 홍보용 보도자료
- 시험 판매나 납품처럼 불특정 다수가 구조를 확인할 수 있는 실시 행위
이미 공개했다면 공지예외주장으로 구제받을 수 있나요?
국내 특허법에는 공지예외주장 제도가 있습니다. 특허청 안내에 따르면,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사람이 공지 등이 된 날부터 12개월 이내에 출원하면서 공지예외를 주장하면 이 제도를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출원서에 특허법 제30조 규정을 적용받고자 하는 취지를 적고, 출원일부터 30일 이내에 증명서류를 제출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이 제도를 출원을 미뤄도 되는 근거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 선출원 위험: 우리나라는 같은 발명이라면 먼저 출원한 사람에게 권리를 주는 선출원주의를 따릅니다. 공개 내용을 본 제3자가 개량 발명을 먼저 출원하면 본인 출원의 권리 범위가 좁아질 수 있습니다.
- 해외 제도 차이: 예를 들어 미국은 유효출원일 전 1년 이내의 공개에 대해 유예를 인정하는 등 유예 기간의 길이와 인정 요건은 나라마다 다릅니다. 해외 진출 계획이 있다면 공개 전 출원이 사실상 필수입니다.
- 증명 부담: 공개일과 공개 내용을 객관적으로 입증해야 하며, 공개 내용과 출원 내용이 다르면 그 차이만큼은 보호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일정이 촉박할 때는 어떤 출원 방식을 고르는 것이 좋을까요?
공개 일정은 정해져 있는데 정식 명세서를 다 쓸 시간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허청은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임시명세서로 먼저 출원하고, 정해진 기간 안에 정식 명세서로 보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연구 노트나 논문 원고를 바탕으로 출원일을 먼저 잡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다만 보정 단계에서 처음 명세서에 없던 내용을 추가하면 그 부분은 처음 출원일의 이익을 받지 못합니다. 따라서 임시명세서에도 핵심 구성과 실시 예를 가능한 한 빠짐없이 담아야 합니다.
먼저 출원한 뒤 개량 사항이 생겼다면 국내우선권 주장 제도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특허청 안내에 따르면 먼저 낸 출원일부터 12개월 이내에 개량 내용을 합쳐 새로 출원하면서 우선권을 주장하면, 먼저 출원한 내용에 대해서는 먼저 낸 출원일을 기준으로 특허 요건을 판단합니다.
| 상황 | 권장 방식 | 핵심 확인 사항 |
|---|---|---|
| 공개까지 여유가 있고 기술 내용이 확정됨 | 정식 명세서로 일반 출원 | 청구범위가 경쟁 제품의 우회 설계까지 포괄하는지 |
| 공개 직전이고 명세서 작성 시간이 부족함 | 임시명세서 출원 후 보정 | 핵심 구성과 실시 예가 임시명세서에 들어 있는지 |
| 출원 후 성능 개선이나 변형 예가 추가됨 | 국내우선권 주장 출원 | 먼저 낸 출원일부터 12개월 이내인지 |
| 이미 자기 공개를 한 상태 | 공지예외주장 출원 | 공개일부터 12개월 이내인지, 증명 서류를 갖췄는지 |
| 해외 시장 진출 예정 | 국내 출원 후 조약우선권 또는 국제출원 | 대상 국가의 유예 제도와 우선권 기한 |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둔다면 무엇을 더 확인해야 하나요?
해외 권리는 나라마다 따로 받아야 합니다. 세계지식재산기구가 관리하는 특허협력조약에 따른 국제출원을 이용하면, 하나의 국제출원으로 여러 나라에서 동시에 특허 보호를 구할 수 있습니다. 또 파리협약에 따라 최초 출원일부터 12개월 이내에 다른 나라에 출원하면서 우선권을 주장하면 최초 출원일을 기준으로 판단받을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다음 순서로 점검하는 것이 좋습니다.
- 목표 시장 국가 목록을 정하고, 국가별 자기 공개 유예 인정 여부를 확인합니다.
- 유예를 인정하지 않는 국가가 하나라도 있으면 공개 전에 국내 출원을 마칩니다.
- 국내 출원일을 기준으로 12개월 우선권 기한을 일정표에 적어 둡니다.
- 국가 수와 사업 확실성을 따져 개별국 출원과 국제출원 가운데 하나를 고릅니다.
출원 이후에는 어떤 기한을 관리해야 하나요?
출원했다고 바로 심사가 시작되지는 않습니다. 특허청 안내에 따르면 국내 특허출원은 출원일부터 3년 이내에 심사청구를 해야 하며, 이 기간 안에 청구하지 않으면 출원이 취하된 것으로 봅니다. 특허권의 존속기간은 설정등록일부터 시작해 출원일 후 20년이 되는 날까지입니다. 그러므로 출원일은 권리 만료 시점까지 정하는 기준일입니다.
공개 일정과 맞물려 관리해야 할 기한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 임시명세서 출원 시 정식 명세서 보정 기한(구체적인 기간은 특허청 안내에서 확인)
- 국내우선권 및 조약우선권 주장 기한(선출원일부터 12개월)
- 공지예외주장 증명 서류 제출 기한(출원일부터 30일 이내)
- 심사청구 기한(출원일부터 3년 이내)과 의견제출통지에 대한 대응 기한
사업 일정상 빨리 등록해야 한다면 우선심사 신청 요건에 해당하는지도 함께 검토합니다. 투자 유치나 침해 대응 일정이 정해져 있을 때 특히 쓸모가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비밀유지계약을 맺고 투자자에게 설명한 것도 공개에 해당하나요?
비밀유지 의무가 있는 특정인에게만 알린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공중에게 공개된 것으로 보지 않습니다. 다만 계약 범위 밖의 사람이 자료를 받았거나 발표 자료가 외부로 퍼졌다면 공개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공개 전에 출원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대비입니다.
논문 투고와 특허출원 중 무엇을 먼저 해야 합니까?
논문이 게재되거나 공개되기 전에 특허출원을 먼저 마치는 것이 원칙입니다. 원고가 이미 있다면 그 내용을 바탕으로 임시명세서 출원을 하면 짧은 시간 안에 출원일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투고 단계에서 심사위원이 원고를 보는 것만으로 공개가 되는지는 상황에 따라 다르므로 보수적으로 판단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공지예외주장을 하면 해외에서도 똑같이 보호받을 수 있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공지예외주장은 국내 특허법에 따른 제도이며, 해외의 유예 제도는 나라마다 기간과 요건이 다릅니다. 대상 국가의 제도에 따라서는 공개 사실 때문에 권리를 얻지 못할 수 있으므로 해외 진출 계획이 있다면 공개 전에 출원해야 합니다.